1. 사람들이 그렇게 말합니다. 삼시세끼 재미있다고. 그런데 왜 삼시세끼를 보냐고 물어보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겠다고. 다들 알다시피, 삼시세끼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여긴 무엇인가를 위해 무한 도전을 하거나 1박 2일로 복불복 게임을 하거나, 아무튼 뭔가 사람들을 자극적으로 몰아가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예쁜 아가씨도 없고(아, 정선편에는 좀 많습니다.), 멋진 남자들(어촌편에는 좀 많습니다)...만 조금 있습니다. 러브 라인도 없고, 땀과 눈물, 감동, 뭐 그런 것도 딱히 많지는 않습니다(밍키가 애를 낳은 것이 역대 삼시세끼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틱한? 장면이었달까요.). 그런데도 삼시세끼를 봅시다. 정선편도 보고 어촌편도 봅니다. 보면서 깔깔 댑니다.


세상에, 이런 프로그램이 어디 있습니까. 그냥 사람들이 나와서 밥해 먹는 것보고 깔깔대고, 개랑 고양이랑 닭이랑 노는 것보고 깔깔대고, 요리하려다 실패해서 못먹는 것 보고 깔깔대고, 물고기 잡으려도 못잡고 풀죽어 돌아오는 것을 보고 깔깔대고, 19금 만화책 보고 누워 있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 합니다. 


세상에, 이런 프로그램이 어디 있습니까.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2. 방송인 백지연은 자신의 책 '뜨거움 침묵'에서, 콘텐츠의 4요소를 3I와 1W로 정의합니다. 

3I는 ① Integrity(진정성) ② Information(정보) ③ Interest(흥미)이고, 1W는 ④ Wisdom(지혜)입니다. 이런 것들을 갖춘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라는 거죠. 


재미있는 것은, 삼시세끼는 정말 생각없이 -_- 만든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3I와 1W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① 진정성. 삼시세끼는 삼시세끼 출연자들이 농촌과 어촌에서 살아가는 것을 그냥 날 것으로 담습니다. 과장되거나 감동을 자아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가가기 쉽고, 공감하기 쉽습니다. 

② 정보. 저는 삼시세끼, 특히 어촌편을 통해,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재료를 키우고, 잡고, 채취하고, 그걸 손질해서 요리하고, 먹고, 설겆이를 하는 것까지. 설겆이 과정까지 보여주는 요리(?) 프로그램은 삼시세끼가 유일할 거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③ 흥미. 이들은 기본적으로 도시인입니다. 도시인들은 남들이 만들어준 인프라 위에서 돈을 지불하고, 그 인프라를 이용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그런 인프라가 없는 농촌과 섬에 오게 됩니다. 거기서 나름 좌충우돌하는 것이, 우리에게 웃음을 줍니다. 

④ 지헤. 위에 말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도, 이것이 만약 재벌 라이프 체험 프로그램... 같은 거였으면 지금과 같은 호응을 얻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재벌 라이프 프로그램에서도 위에 말한 3가지는 다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원하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삼시세끼는, 그것을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3. 결국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를 계속 보고 있었던 것도, 그 안에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꿈...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엄청난 삶을 누리겠다고-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잖아요. 거기에는 나랑 같이 떠들고 웃고 함께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가족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feat. 신해철)... 그런 것들이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말 그대로 저녁이 있는 삶. 하루 삼시세끼만 해먹어도 하루가 다 갈 정도로 고단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물고기 한 마리 잡은 것으로 하루 뿌듯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삶이.


물론 마지막엔, 다시 도시로 돌아옵니다. 우리가 아무리 그런 삶을 동경해도, 거기서 영원히 살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삶은, 우리 일은, 우리 관계는 여기 도시에 있고, 우리는 이 좁고 복잡한 도시 안에서 오늘도 서로 몸 부비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꿈, 어디 저런 한가한 곳으로 떠나 좋은 사람들과 노곤해도 낄낄댈 수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은 꿈은, 다들 있을테니까요. 

그동안 그런 꿈을 꾸게 해준,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가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어요. 다음편을 기대할께요. 오늘도 덕분에, 따뜻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자요, 삼시세끼. 잘 자요, 산체, 벌이, 잘자요. 차줌마, 호준아, 참바다 아저씨- 그리고 오늘은, 계상이 형도요-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2 9화/마지막회 다시 보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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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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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엔 2015.12.07 02: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봤습니다 따뜻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