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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좋은 어른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지난해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통해 전대미문의 예능감각을 발휘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김영옥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50여 년 넘게 다양한 연기로 우리를 울고 웃기며 존경받아 온 명배우는, 이젠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유머코드까지 지닌 존재가 되었네요. 

MBC 주말드라마 <글로리아>와 시트콤 <몽땅 내 사랑> 출연으로 바쁘게 보내는 김영옥님과 함박눈이 오던 어느 날, 맛있는 쌀국수까지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날 나눈 이야기는 ㄱ부터 ㅎ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삶의 진수가 담긴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ㄱ - 경우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싫어해. 난 그런 사람들한테는 참지 않고 할 말은 반드시 하는 스타일이라 젊은 시절엔 얄미워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했어. 아무튼 난 아직까지도 경우에 맞지 않게 처신하는 사람들은 싫어.

ㄴ - <놀러와>에 출연한 뒤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깜짝 놀랐어. 친한 지인들하고 옛날부터 모여 앉아 놀면 재미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로 관심을 받을 줄은 상상 못했지. 오죽하면 우리 자식들이 본방을 못 봤는데, 주변에서 하도 화제가 되니까 나중에 따로 보더라고. 사실 망가지고 웃기는 모습은 이전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

ㄷ - 동백꽃을 참 좋아해. 오죽하면 동백꽃을 사다가 집에서 키우기도 했을까. 30년도 사는 장수 식물이라고 해. 

ㄹ -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명품백 하나 없어. 남들이 흔하게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원단 좋고 가격도 백화점보다 저렴한 단골 매장을 통해서 남들과 다른 옷이나 장신구를 구매해. 난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좋은 옷을 사서 입어야 한다고 여겨. 옷은 그 사람의 품위를 나타내 주니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입는 옷의 가치도 함께 높아지고 안목도 생겨야지. 

ㅁ - 멋은 나이에 맞게 부려야 정말 멋쟁이야. 모든 것은 나이에 맞춰야 편안하고 예뻐 보여. 나이가 많은데 어려 보이려고 억지로 꾸미면 불편하고 멋스러워 보이지도 않잖아.

ㅂ - 병이 다 생겼어. <커피 프린스>와 <최강칠우>를 같이 했던 이언이 갑자기 죽어서 너무 불쌍하고 속상해서 말이야. (눈물을 글썽이며) 특히 <최강칠우> 때 그 아이 무술 하느라 정말 고생을 했거든. 오죽하면 촬영 다 마치고 만세 불렀는데 그 다음 날 새벽에 사고로 갔으니 하룻밤도 편히 못 자고 죽은 거잖아. 장례식장에서 이언 소속사 사람을 만났는데, 내가 이언한테 아는 척하고 인사해준 거, 등 한번 두들기며 수고했다고 한 소소한 모든 것들을 자랑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펑펑 울었어.

ㅅ - 성형하는 중견 여배우들 심정은 이해하지만 솔직히 말리고 싶어. 특히 여배우는 연기를 해야 하는 얼굴인데 성형수술로 어느 날 갑자기 얼굴이 퉁퉁 부어서 오는 동료 배우들을 마주칠 때면 마음이 좋지 않아.

ㅇ - 염려가 많아져, 나이가 들면. 많은 면에서 꺾어진다고 할까. 사람이 이 나이가 되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염려하며 살아지는 게 있어.

ㅈ - 정말 좋은 어른이 되는 게 내 바람이야. 매일 일기를 쓰는 건 아니지만 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좋은 어른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

ㅊ - 취향이 우리 남편이랑 나는 정반대야. 그래도 존중해줘. 온갖 여행지의 기념품들을 집에 다 늘어놓으시지. 아마도 내가 연기활동으로 바빠 함께 여행도 못 다닌 한을 그런 걸로 푸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 

ㅋ - <커피 프린스>에 같이 나온 공유 그 녀석이 참 보고 싶어. 공유는 진짜 연기를 잘해. 내가 인터뷰 때마다 공유 이야기를 했는데 한번도 안 내보내주더라고. 내가 참 예뻐하고 보고 싶어 하는 후배 연기자야.

ㅌ - 탁월한 선택인 거 같아. 오늘 식사 메뉴로 국수를 고른 것 말이야. 난 음식 중에서 국수를 즐겨 먹어. 다른 건 몰라도 국수를 먹으면 속이 편하고 탈이 없거든.

ㅍ - 펄펄 날면서 연기했던 작품으로 노희경 작가의 <내가 사는 이유>를 꼽고 싶어. 노희경 작가 작품을 많이 했지. 그 중에서 나문희도 같이 출연했던 <내가 사는 이유>는 잊지 못할 드라마야.

ㅎ - 하고 싶은 건 그때그때 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어. 나중에 혹은 나이 들어서 해야지 하면 이미 늦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은 그때그때 반드시 해야 후회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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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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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odel1717@naver.com 노이서 2016.01.23 12: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모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저희들곁에 좋은연기자로 있어주세요~~❤